바다이야기기계 ╉ 오션파라 다이스다운로드 ╉┸ 72.rka371.top ∩[이슬기 기자]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시즌2(이하 <티처스> 시즌2)가 방영을 시작했다. 2023년 1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방영된 <티처스> 시즌1은 정승제·조정식 등 '일타 강사'들이 출연해 도전 학생의 성적 고민에 맞는 솔루션을 짜주는 포맷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4일 공개된 두 번째 시즌의 1화에는 '명문대' 캠퍼스 커플이었던 부모님과 달리 성적 하위권인 고3 학생이, 11일 방영한 2화에는 수학 7등급의 '수포자' 고2 학생이 등장해 정승제 수학 강사의 솔루션을 받았다.

개념학습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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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처스2 1화 중에서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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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강사들의 처방은 비슷하다. 개념 위주로 공부하라, 문제풀이나 선행 위주의 학습 방법을 버려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게 먼저다, 잘 모르면 이전 학년으로 내려가 공부하라.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라는 수능 1등 인터뷰와 궤를 같이 하는, 더 특별할 것 없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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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솔루션이 이렇게나 도전 학생의 드라마틱한 성적 변화를 이끄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물론 각각의 상황에 맞게 솔루션을 진행하며 적절히 개입하는 강사들의 역량이 있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여기에는 개념 위주로 차근차근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교육 현실이 굳건히 자리한다.
중학교 때 수학을 놓았다는 2화의 도전 학생에게 오리엔탈정공 주식
MC 전현무가 "수학을 중학교 때 놓으면 답이 없잖아요"라고 묻자, 정승제 강사는 말한다.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런 용기가 없죠."
더 정확히 말해, 이전 학년이나 학교급 과정으로 돌아가 공부하는 것이 어려운 건 단순히 학생들의 허세나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이러한 용기를 내기 어렵도릴게임황금포카성
록 교육 현실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수능 해킹>의 저자 문호진·단오는 사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대량의 실전 모의고사를 하루에 하나씩, 많으면 두세 개씩 푸는 공부법이 보편화된 현실을 보여준다. 2020년대의 수능은 원리 위주의 공부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공략법이 있는 게임처럼, 혹은 최선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 도박처럼 대할수록 큰 보상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개념 습득 없이 문제 풀이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좋은 수능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티처스>의 정승제와 조정식도 개념 위주로 공부하라고 머리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했는데? 하지만 변별력을 위해 출제한 일부 '퍼즐형' 문제는 패턴을 외우고 기계적으로 풀이할 수 있도록 훈련할수록 유리하고, 이 문제가 최상위권의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요즘 사교육계의 판단이라는 것.
수능 사교육 시장의 기형적 변화,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맞춰 공부한 일부 학생의 가시적 성공을 지켜본 학생들은 개념 위주 학습에 조급함을 보일 수밖에 없다. 1화의 도전 학생은 개념서 위주로 공부하라는 엄마에게 "시험에 '개념을 서술하시오' 나와요? 어떻게 구하는지만 알면 되잖아요"라고 되묻는다. 스튜디오에선 이렇게 털어놓기도 했다.
"마음이 너무 급한데 개념 공부부터 시작하려니 이렇게 하면 언제 수능까지... 문제 풀이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개념서부터 차근차근 풀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1화에 등장한 명문대 출신의 부모는 "어떻게 이런 애가 나왔을까" 한탄하며 순수 공부 시간과 의지 부족을 이야기하며 학생을 몰아세운다. 빨리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 속에서 도전 학생은 개념서로 돌아갈 여유가 없고, 지난 학년의 부족했던 학습을 채울 용기는 더더욱 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행을 바라지 말고 개념과 원리 위주로 공부하라는 <티처스> 시즌2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성실히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 좌절하는 학생, 자신의 수준과 맞지 않는 문제를 암기해서 푼 탓에 다른 문제에는 적용하지 못하는 학생, 학원에서 시간을 배우고 집에서 학원 숙제를 하는 것을 공부라고 믿어온 학생...
이런 학생의 뒤에는 '공부, 공부' 외치면서도 조급함 속에서 정작 공부의 원리에 집중할 시간은 허락하지 않고 문제 풀이와 진도 경쟁에만 매달리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과 '강사 신화화'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










▲  <티처스2> 1화 중에서


ⓒ 채널A




이 프로그램에서 도전 학생이 성적 고민을 하는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다. 강사와 MC들이 도전 학생에게 좋은 대학을 가야 좋다는 통념을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1화에서 입시전략멘토 미미미누는 "기업들이 기업설명회를 해도 상위권 대학 몇 개에만 가거든요" 라고 언급한다. 블라인드 채용(학교명 등을 입사지원서에 기록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재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민간기업에서도 일부 실시중이다)이라는 새로운 시도들은 학벌차별적인 채용 관행 속에서 묻혀버린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지상명령을 따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면 그 한계 안에서나마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있다. 매일 꾸준히 공부하며 공부의 토대를 쌓아간다면, 그 과정에서 어제는 알지 못했던 원리를 깨우치는 기쁨이 찾아온다면, 스스로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면.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딜레마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솔루션 예능의 법칙에 따르므로, 도전자가 전문가의 코칭에 따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티처스>에서 이 '변화'는 성적 향상이며, 도전 학생은 통상 한 달이라는 기간 내에 이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단기간에 성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념 위주로 매일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뿐 아니라 시험지 푸는 요령 전수("15번에서 17번은 버려!"), 반복되는 습관 교정("또 외워서 풀고 있잖아!"), 멘탈 케어("할 수 있어") 등의 다각도의 밀착 관리가 필요하고, 그것을 진행하는 강사의 역량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도전 학생의 점수가 공개되는 마지막 순간, 카메라는 도전 학생의 솔루션을 수행한 강사의 얼굴을 비춘다. 도전 학생이 목표한 점수를 얻었다는 걸 확인하고 점수 결과에 환호하거나 눈물짓는 강사가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프로그램은 도전 학생의 점수를 '올려준' 강사들의 전능함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개념을 탐구하고 오답을 정리하는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스스로 배반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누구나 개념 위주로 성실히 공부하면 유의미한 성취를 거둘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공부의 기쁨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희망 한편에, 저 강사에게 솔루션을 받으면 다 해결될 것 같은 상반된 감정이 꿈틀거린다. 탁월한 전문가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 이 마음이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가장 큰 적이 아닌가.
<티처스>는 도전 학생이 강사에게 "선생님은 저의 참스승이십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오늘날 일타 강사는 참스승을 넘어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연예인이자 아이돌이다. 일타 강사가 인터넷 강의를 넘어 유튜브 채널,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신화화되고 드라마 주인공(tvN< 일타스캔들>, 티빙 <졸업>)으로 등장하는 시대. <티처스> 시즌2는 자기주도학습과 강사의 신화화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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