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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자가 낸 아이디어로 한국 자체 기술 비중이 70% 이상으로 구현된 우주망원경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21일 대전 한국천문연구원 본원에서 만난 박장현 천문연 신임 원장은 임기 중 한국 주도의 우주망원경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우주망원경 개발이나 연구에 단순히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천문 분야에서 고유의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박 원장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하면 발사체와 인공위성을 떠올리듯 천문연 하면 우주망원경을 떠올리도록 하겠다"며 "미국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처럼 큰 규모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신한은행 자유적금 한국은 우주망원경 개발 참여 경험도 많고 국내 기업 기술 수준도 높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면서 천문연과 항우연은 우주청 산하로 편입됐다. 지난달 20일 천문연 9대 원장으로 부임한 박 원장은 우주청 체제 이후 임기를 시작한 첫 번째 원장이다.
이론천문학인 은하 진화를 공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인턴 부한 박 원장은 1992년 천문연 보현산천문대로 입사한 후 광학천문 분야에서 일하며 위성 탑재체인 우주망원경 연구에도 참여했다. 우주위험감시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으면서는 전세계에 설치된 한국의 우주물체 감시 시스템인 아울넷(OWL-Net) 구축 등의 성과를 이뤘다.



박장현 포스코더 한국천문연구원장. 천문연 제공


우주물체 감시 전문가인 박 원장은 최근 부각되는 우주쓰레기 문제나 소행성 충돌 대응에 중점을 뒀다. 그는 "과거엔 지구 궤도의 우주쓰레기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천문연은 이미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지정돼 우주위험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 농협저축은행 했다.
특히 소행성은 인공 우주물체보다 예측이 어렵고 충돌할 경우 피해가 매우 커 범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천문연은 미국과 협력을 통해 2027~2028년 완공 목표로 칠레에 '세종 망원경'이라는 소행성 감시 전용 망원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도 천문우주 분야에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천 채무조정이익 문학은 실험이 불가능해 관측에 의존하는 학문이다. 수많은 천문학 통계 이론은 계산이 복잡해 기존 컴퓨팅 기술로는 연구가 어려웠지만 AI 추론 능력이 발달하면서 천문 분야 AI 활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 원장은 "거대 망원경의 스케줄 조정부터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 등 AI 역할이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연구원 내에도 AI 컴퓨팅 관련 부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천문연이 우주청에 편입된 상황을 '기회'라고 표현했다. NST에서 25개 연구기관 중 하나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우주청 직할 2개 연구원 중 하나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에 오히려 발전 기회라고 봤다. 
우주청 편입으로 천문연 내 기초 천문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천문연의 전체 재원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우인 것 같다"며 "기초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원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R&D) 전 과정을 수행하고 정책 참여·국제협력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연구원 경영에 활용해달라는 주변의 독려를 받아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천문연은 우주청 임무에 따른 연구개발(R&D)을 적극적으로 기획·수행할 예정"이라며 "우주청 핵심 임무에 맞춘 우주탐사, 우주위험 대응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문연 조직 체계를 우주청 추진 임무에 맞춰 정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Q. 천문연이 우주청 산하로 들어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를 제기했다. 원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려사항은 크게 기초 천문 분야 예산 감소와 기존 NST의 지원 약화 2가지로 본다. 천문연에서는 기초 분야가 3분의 2, 응용 분야가 3분의 1이었다. 예산이 다 응용 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기우인 것 같다.
천문연이 NST에 있을 때보다 소통이나 예산 면에서 집중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고 R&D 사업을 가져올 기회도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전체 재원이 커지니까 나눌 것도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원장으로서 기초 천문 연구를 위해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
또 아직 우주청이 개청 초반이기 때문에 인력 보충 등 시스템이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NST 소관 출연연과도 협업을 꾸준히 이어 나가며 적극적인 교류를 지속할 예정이다."
Q. 천문연의 기존 추진 사업과 새로 추진할 사업에 변화가 생기나.
"천문연은 우주청 이전에도 우주·지상 관측 망원경 사업을 계속 추진해 왔다. 국제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건설하는 거대 마젤란망원경(GMT) 같은 사업이 워낙 많은 상황이다. 기존 핵심 추진사업은 유지하면서 실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주청 핵심 임무에 맞춘 우주탐사, 우주위험 대응을 우선순위로 두고 R&D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광학 방식의 우주위험 감시 시스템인 기존 아울넷을 보완할 수 있는 레이더 방식의 감시 체계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또 베라 루빈 망원경처럼 제작에 참여하진 않더라도 분담금 형태로 데이터 사용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천문연뿐 아니라 국내 천문학계에서 망원경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Q. 우주위험, 우주물체 감시 전문가인데 우주쓰레기 문제나 소행성 충돌 위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과거에는 지구 궤도의 우주쓰레기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천문연은 이미 정부로부터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지정돼 우주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우주청에도 우주위험대응과라는 별도 부서가 설치됐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궤도에는 민간위성뿐 아니라 군사위성도 많다. 보안 때문에 데이터가 잘 공개되지 않아 국제협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자체 정보 생산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전세계 각지에 아울넷이라는 광학 감시 체계가 갖춰져 있다. 우리도 줄 게 있어야 데이터를 공유받을 수 있다.
소행성 충돌도 우주위험 감시에 포함된다. 소행성은 지름이 50m 정도만 되어도 서울이나 뉴욕이 날아갈 정도지만 갑자기 나타나면 경고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인공 우주물체보다 예측이 어려워 범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 주도로 소행성 감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제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천문연에서는 미국과 협력을 통해 2027~2028년 완공 목표로 세종 망원경이라는 소행성 감시 전용 망원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Q. 인공지능(AI) 활용 계획은 어떻게 되나.
"AI는 시류가 아니다. 천문우주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천문학은 기본적으로 핸디캡이 있는 학문이라고 불린다. 실험을 못하고 관측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여러 천문학 통계 이론들은 기존 컴퓨팅 기술로 계산하기 어려웠지만 AI 추론 능력이 발달하면서 관측 데이터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망원경이 발전하면서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 관측량이 쏟아져나온다. 데이터가 매우 커 사람이 일일이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다. 거대 망원경 스케줄링부터 데이터 처리까지 AI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리, 천문, 수학 분야에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이 투입되면 대단한 발견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원 내에도 AI 컴퓨팅 관련 부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Q. 우주·천문 분야는 국제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 협력국인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의 NASA 예산 삭감 등을 단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응 방안은.
"국제협력은 결국 기브앤테이크라고 본다. 우리가 협상을 하려면 기초 체력이 필요하다. 줄 수 있는 것을 명확하게 확보해야 뭘 달라고 얘기할 수 있다. 아울넷을 통한 한국의 우주물체 감시 데이터 자체 생산도 비슷한 맥락이다. 또 인력이나 자원을 공유하며 과학 연구 차원에서 꾸준히 교류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현재 미국의 상황처럼 너무 급격한 변화는 예측보다 대응이 원칙이라고 본다. 시스템을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